제목

이주리 작가는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정체성과 상실의 문제를 탐구한다. 삶의 모순과 이중성 안의 욕망과 희망함이 안착과 탈피라는 두 가지 명제 속에서 갈등하고 실현되고 있음을 ‘몸‘이라는 형상을 통해 표현된다. 이는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가는가’ 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작업들이며 스스로의 모습을 인식하고 진정한 행복에 다가 가기 위한 바람이다.

그의 작품은 사실적인 묘사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얼굴이 모호하며, 주로 뒷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사회적 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는 존재들로, 소비 사회에서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소들을 벗어던진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작품 속 등장하는 근육질의 남성들은 삶 속에서 서로 뒤엉키고, 밀치고, 짓밟기도 하며, 결국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나타낸다. 이 남성들은 무중력 상태나 어머니의 양수 속에서 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작가는 이러한 장면을 통해 표정이 아닌 몸을 통해 드러나는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고자 한다. 작품에서 남성들의 모습은 벌거벗은 민머리와 차가운 회색 피부, 뒤틀린 근육들로 나타나며, 서로에게 의지하려는 인간의 가장 정직하고 나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근육질의 몸체는 나뭇가지처럼 단단하며, 인간 본연의 원초적인 모습을 상징한다. 유기적으로 엉켜있는 몸 덩어리들은 사람과 사람, 무의식과 의식 간의 관계를 나타내며, 그 과정에서 인간의 내면적 갈등을 드러낸다.

작가는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고, 기계문명의 발달과 획일화된 소통으로 인해 인간들은 점점 자신의 얼굴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하며,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겪는 소외와 상실을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Ju-ree Lee explores themes of human identity and loss in contemporary society through her artwork. Her works reflect the conflicts and realizations of desires and hopes within the dual propositions of attachment and escape, expressed through the form of the 'body.' Her creations begin with the question, "What do we live for?" and embody a longing to recognize oneself and approach true happiness.Despite their realistic depiction, the faces of the figures in her work are often ambiguous, primarily showing their backs. This represents individuals who cannot reveal their social identities, illustrating a state of shedding the elements that define identity in a consumer society. The muscular men featured in her pieces, who entangle, push, and trample each other, symbolize the process of seeking one's true self. These figures appear as if floating in zero gravity or amniotic fluid, with the artist aiming to convey inner emotions through the body rather than facial expressions.In her works, the men are depicted with bare, bald heads, cold gray skin, and twisted muscles, portraying the most honest and vulnerable aspects of human nature. The muscular bodies, resembling sturdy branches, symbolize the primal essence of humanity. The organically entwined bodies represent the relationships between people, the unconscious, and the conscious mind, revealing inner conflicts.Lee states, "Material dominates the spirit, and with the development of mechanized civilization and standardized communication, humans are gradually losing their own faces." Through her art, she addresses the themes of alienation and loss experienced in modern society.